[시그마 fp] 7개월의 사진 사용기
"최소형 풀프레임"이란 타이틀을 가진 정말 작은 녀석이었다.
2019년 11월 출시네.
화소가 높은 fp L은 2021년 출시...
시그마 센서를 사용하지 않고 소니 2400만 화소 센서를 사용.
장난감 블록처럼 이리저리 스타일을 맞출 수 있는 변신의 귀재.
영상에서는 12bit RAW 촬영이 가능한 제일 저렴한 미친 카메라.
사진 쪽에서는 엄청난 단점에 유저들이 별로 없지만
영상 쪽에서는 나름 힘쓰고 있는 것 같다.
(해외에선 생각보다 인기 많은거 같은데... 아닌가?)
나야 뭐 영상과 관계가 없어 장단점을 얘기 할 수가 없지만...
1. 화질 디테일이 무지 좋다.
같은 소니 센서를 사용하는 파나소닉과 비교해도
바디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인 샤프니스가 존재한다.
유독 눈 튀어 나오는 느낌.
피사체의 주변 테두리가 진해지는 저렴한 것과 다른..
뭐라 얘기하지???
카메라 자체의 "고급스런" 세팅의 샤픈 500방??? ㅋㅋㅋ?
카메라 프로파일을 입맛에 맞게 바꾸는데도 강하다고 느낄 정도니까...
마이너스 설정하기 바쁜 카메라다.
2. 조명 사용 불가보다 압도적인 약점. "플리커"
스튜디오 사용자라면 조명 동조가 "1/15초"라는 시바견에도 없을 스펙에 놀라겠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플리커를 잡아줄만한 기능이 1도 없는 것.
1/50, 1/30 처럼 알아서 찍어야 한다.
밝으면 조리개 조절이나 nd 필터 쓰세요~
실내 인물 사진 그런거 찍는 카메라 아니니까 야외 풍경만 찍으세요 ^^*
솔로를 위한 카메라인거냐?
(내가 그래서 잘 쓰고 있는건가!!!)
이 약점 때문에 구매하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다.
전자셔터라도 1/8000 지원해서 나쁘진 않은데
실내에서 사진을 찍지 말라는 카메라라니...
알 수 없는 마이너 브랜드다.
아...
참고로 장노출은 30초까지만 지원한다.
- 위 설정은 감도 100에서만 그렇다.
- 최저 확장 감도 설정에 따라 S, M모드에서 최대 500초까지 지원됨 -0-
- 24.11.26 정보 추가함
3. 배터리는 300장 정도 촬영한다.
리뷰 보면서 확대하고 분석하고 그러다 보니
촬영 외의 사용이 많은 편이다.
하루 내내 촬영하는 사람이라면 안전하게 배터리는 2개가 필요하다.
뷰파인더 사용하면 더 심하고...
3-1. 뷰파인더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장착하면 카메라 부피의 1/3이 늘어난다.
카메라 측면 맨 아래쪽 고무를 떼는 스타일이 아니라 접어야 해서
오래 사용하니 벌어져서 붙지 않는 문제도 있다. ㅠ_ㅠ
뷰파인더 자체는 500만 화소가 넘어서 좋다.
근데 크기가 정말 커진다. 정말 많이 심각하게...
4. 방진방적 성능은 확실하다.
영상 발열 때문에 구멍이 많은데 실링 처리를 꼼꼼하게 해서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카메라에 수북하게 쌓일 정도로 밖에 있었는데
문제없이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소나기는 경험한 적 없으니 한번 시도해야겠는걸?
뭐 버티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ㅋㅋㅋ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게와 크기
시간이 지날수록 가벼운 것에 집착하는 광기(?) 같은게 생긴다.
좋은 렌즈도 작았으면 좋겠고
플래그십 카메라도 작았으면 좋겠고...
뭐 이럴거면 핸드폰 들고 다니지 왜 그런거 들고 다니냐고 하겠지만,
작아야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 부담이 없다.
그에 따른 렌즈들도 가볍게 세팅해야 하는데
수동 렌즈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무게가 자연스럽게 감소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70-200 같은거 물려서 바디 교환식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많이 없을테니...
6. AF는 진짜 고추 같지만 그걸 매워줄 mf 확대 어시스트
한국인들을 위한 고문 방법에
이 카메라를 이용해 "자동 초점으로만 밤에" 사진을 찍으라고 시키면
정신병 환자들이 급증할 것이 유력하다.
(환자를 더 늘리고 싶다면 마크로 렌즈 장착! 갓벽하다!)
야간에는 없다고 생각해야 편할 정도로 af 능력이 형편 없다.
주간에는 그나마 쓸만하지만 불편하다는 사람이 더 많은게 현실.
요즘 카메라가 워낙 좋아지고 소니가 af로 사람들 눈을 많이 올려놔서
옛날 수동 쓰는 사람이나 af 느려터진걸로도 문제 없이 찍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걸 왜 써?" 하는 반응이 대부분일거다.
물론 빠른 피사체를 촬영해야 하는 유저라면 당연히 스킵해야지.
(정말 솔로를 위한 풍경 카메라인가 ㅠ_ㅠ)
7.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건 사진
사진의 행위는 찍는 것 뿐만 아니라 결과물을 보고 만들어내는 과정도 중요한 것.
결과물이 있어야 사진 찍는 행위도 이해할 수 있으니,
모니터가 되든 뭐가 되든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좋은 카메라도 모니터에 띄워 화질이나 색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크기가 작아도 결과물이 괜찮지 않다면,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남는 것은 사진이니까...
그에 맞는 결과물을 내주는 카메라니까...
그래서 아직까지 내가 사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8. 마지막으로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그립감.
올림 e-pl8, e-m5m2, 파나 gx9
한없이 사진이 흔들려서
"내 손에 맞지 않는 카메라도 존재하는구나"
익스텐션 그립 없이 사용하기 힘든 카메라였다.
그런데 이녀석은 그립 없이도 괜찮은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모양이 두툼해서, 셔터가 그래도 안쪽에 위치해서 그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지만
쥐어 짜는 듯한 손모양이 아니라서 촬영하고 나서 손이 힘든 상황은 없었다.
첫사진처럼 그립을 단 이유는 크기가 큰 렌즈 때문이지만
떼어내고 작은 렌즈들만 사용해도 별 문제 없이 즐겁게 촬영 할 수 있다.
무언가 더 있을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
감상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