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白

시간 정지 마법 같았던 명절의 끝

timemaker 2025. 2. 7. 21:54

 

회사와 스케줄을 정하다 보니

수술을 명절 전에 입원해서 퇴원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빠지는 날이 적어질 테니.

 

 

 

사실 수술 자체를 좀 간단하게 생각했다.

핀 제거하는 것이니 그리 오랜 기간의 회복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

뼈 조각나서 판으로 덧댄 부분도 있고 엑스레이 사진 촬영하면

고등어, 삼치, 조기 같이 살 발라 먹은 뼈처럼 생겼는데

한 두 개 빼는 거라 생각한 내가 잘못한 거겠지 -_-a

 

 

 

이번 명절은 특별했다.

아주 우울하기 짝이 없는 그러한 명절.

한 명의 허튼짓이 가족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이혼으로의 과정이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한 사람이 주변에 주는 고통이 이토록 강력한지.

한편으로는 입원을 위해 쓰는 보호자란에

혼자라서 생기는 고민이 강력하게 드는 것도

얼마나 초라한지에 대해서도.

서로 상반되는 현실이 충돌되어 느끼는 감정이란,

태풍이 상반되는 기압골의 충돌로 강해지듯

무언가 해결되지 않은 그저 돌 하나가 망망대해에 던져져

심해의 해구로 가라앉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더 이상 태양을 바라볼 수 없는 깊이로 향하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무통 주사를 맞아도 뚫고 들어오는 송곳 같은 고통이

내 마음을 대변하듯 나를 끝없이 자극하고 있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망가진 지금, 뭘 해도 신나진 않지만,

어느 연예인이 말한 "인생은 기분관리"라 하니

이대로 계속 느끼면 내가 더 힘들어지겠지.

나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테니.

 

 

 

좌절에서 오는 경험이 축적되어 무력감이 점점 더 커지면

이리저리 힘든 삶이 될 텐데.

나이 먹으면 배움과 도덕, 예절이 원만한 인간관계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악과 깡, 배신만 남아 스스로 독이 되어 주변을 망가뜨려야

내 삶이 편해지는 포장만이 남아 있는 듯하다.

삶이 참 어렵다.

누구나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지만 없는 살림 잘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발버둥 치고 있는데 이젠 가까운 가족이라는 주변에서 도와주질 않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로 멍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삶이 누구나 불공평하고 어렵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고민이 생겨버린 30대가 결론 없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