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일을 하게 되면서 우울해지는 마음의 병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남들보다 더 잘 찍은 사진, 남들보다 더 잘 맞은 구도, 남들보다 더 잘 맞는 노출,,,

남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었다.

문제라면 두가지 단어의 잘못된 선택,,, 

'남들'과 '잘'이라는 의미를 아직도 모른다.

 

 

 

상업사진에서 조금 더 특이하고 나만의 것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준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남들'과 항상 '잘' 찍는 것에 대해 비교를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남들'은 누구고

'잘' 찍는다는 말은 어떻게 찍었길래 '잘' 찍는 것이였을까?

근데 기본은 잘하고 있었던거니? 사진에서 기본은 또 무엇일까?

 

 

 

 

 

 

 

1. 애초에 생각했던 목표가 있다

2. 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못해 

3. 다른 방법을 연구하며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따라하며 비슷하게 찍어본다.

4. 풍경 사진을 통해 조금 더 노출과 구도에 신경 써본다.

5. 이것저것 비교해보며 결론을 지어본다.

 

 

 

5번까지 번호를 써 놓은 것은 김혜남 선생님의 책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답하다'에서 나온 내용을

내가 행동했었던 우울의 패턴에 적용시켜 보았다.

이 책에서의 우울은 '새롭게 부딪치는 문제에 대해 정보 처리 과정을 집중시켜

막힌 부분을 풀려는 무의식적인 시도,,, 삶의 방식에 문제가 있어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적혀있다,,

 

 

 

근데 사실 이것저것 다 해보았지만 결론을 만들지 못했고,,, 생각해봐도 잘 풀리지 않았다.

단순하게 엉킨 실타래는 풀 수 있지만, 엄청나게 엉켜있는 실타래는 

어딘가 가위로 잘라줘야 잘 풀릴 수 있다,,,,

 

 

 

 

 

 

 

 

나는 그 가위로 자른 부분이 상업사진의 포기,,, 다른 직업으로의 변환이다,,,

덕분에 마음이 홀가분하다,,,,,

포기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을텐데,,,,

신기하게도 전혀 아쉬운 부분이 없다,,,,

없을만큼 많이 노력했고,, 항상 힘들었으니까,,,

 

 

 

우울해지는 마음의 병은 그렇게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는 중이다,,,

 

 

 

취미로 했을 때 고민한 것들,,, 생각들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때를 돌아볼 수 있다면,, 조금 더 빨리 벗어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지만,,,

초심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은 기억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나는 왜 사진을 시작했을까? 

기억만 날 수 있다면,,, 손에서 떼어 놓은 카메라를 다시 잡을 것 같은데,,,

이게 또 다른 마음의 병은 아니겠지? ㅎ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