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라는 책이 있다.

옛 풍경이 고이 담긴 그림을 보며

'난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을까?' 생각만 하다 보니

몇 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제목처럼 그림이 부러웠다.

보는 눈도, 그릴 재주도 없이 손가락 누르는 재주만 있던 나는,

'저런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고만 생각했다.

재주가 없는 날 비난하고 살았었다.

그림은 없는 걸 뺄 수 있으니 더 쉽다고 생각했으니까.

 

 

 

사진도 포토샵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빼고, 없애고, 지우고 할 수 있는데

모든 것이 그냥 담겨야 한다는 생각에 좌절하고 살았던 듯하다.

그림처럼 하얀 배경을 만들어서 해도 상관없는데,

그대로여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나무"라는 주제는 후지 보급기를 산 날부터 시작되어

아직까지도 즐겨 찍는 주제가 되었다.

장노출이라는 기법도 추가되다 보니 더욱더 애정하는 주제가 되어 버렸다.

지난 주말 촬영으로 인해 막힌 혈이 뚫리듯 생각이 하나 지나간다.

역시... 뭐든 해봐야 안다.

생각을 너무 지나치게 오랫동안 쓸모없이 한 듯하다.

집중하지 못해서 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생각의 변화와 못했던 실천을 이뤄낸 의미 있는 사진 한 장이 되었다.

 

 

 

 

 

 

 

 

 

 

 

 

둥둥 떠다니는 부표 같은 생활 아닌,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한 섬과 같이 정착하며 살고 싶다.

자유롭지 못하게 줄에 묶여 둥둥 떠다니는 생활이 아닌,

작지만 내 발을 닿게 해 줄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

 

회사와 스케줄을 정하다 보니

수술을 명절 전에 입원해서 퇴원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빠지는 날이 적어질 테니.

 

 

 

사실 수술 자체를 좀 간단하게 생각했다.

핀 제거하는 것이니 그리 오랜 기간의 회복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

뼈 조각나서 판으로 덧댄 부분도 있고 엑스레이 사진 촬영하면

고등어, 삼치, 조기 같이 살 발라 먹은 뼈처럼 생겼는데

한 두 개 빼는 거라 생각한 내가 잘못한 거겠지 -_-a

 

 

 

이번 명절은 특별했다.

아주 우울하기 짝이 없는 그러한 명절.

한 명의 허튼짓이 가족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이혼으로의 과정이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한 사람이 주변에 주는 고통이 이토록 강력한지.

한편으로는 입원을 위해 쓰는 보호자란에

혼자라서 생기는 고민이 강력하게 드는 것도

얼마나 초라한지에 대해서도.

서로 상반되는 현실이 충돌되어 느끼는 감정이란,

태풍이 상반되는 기압골의 충돌로 강해지듯

무언가 해결되지 않은 그저 돌 하나가 망망대해에 던져져

심해의 해구로 가라앉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더 이상 태양을 바라볼 수 없는 깊이로 향하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무통 주사를 맞아도 뚫고 들어오는 송곳 같은 고통이

내 마음을 대변하듯 나를 끝없이 자극하고 있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망가진 지금, 뭘 해도 신나진 않지만,

어느 연예인이 말한 "인생은 기분관리"라 하니

이대로 계속 느끼면 내가 더 힘들어지겠지.

나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테니.

 

 

 

좌절에서 오는 경험이 축적되어 무력감이 점점 더 커지면

이리저리 힘든 삶이 될 텐데.

나이 먹으면 배움과 도덕, 예절이 원만한 인간관계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악과 깡, 배신만 남아 스스로 독이 되어 주변을 망가뜨려야

내 삶이 편해지는 포장만이 남아 있는 듯하다.

삶이 참 어렵다.

누구나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지만 없는 살림 잘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발버둥 치고 있는데 이젠 가까운 가족이라는 주변에서 도와주질 않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로 멍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삶이 누구나 불공평하고 어렵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고민이 생겨버린 30대가 결론 없이 지나가고 있다.

 

2021년 2월, 홍성

 

 

 

 

 

2021년 2월, 홍성

 

 

 

 

 

지금 별사진에 대한 것을 보면,

다 과거에 행했던 것들을 반복하지 않고 잊어버렸기에 새롭게 고민하는 느낌.

언제 찍었는지도 모르는 사진을 찾아보며

왜 이런 사진이 찍히지 않았는지에 대한 해답은,

늘 다른 곳에서 막연히 기다리듯 아무런 것도 이루지 못했다.

 

 

 

위와 같은 사진이 찍힌 것은 기억했는데

사진을 보니 어떻게 찍었는지도 단번에 기억이 나네.

그동안 행하지 않았고, 다른 것을 생각했나 보다.

괜찮은 사진을 괜찮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기억 속 멀리 있는 방 한구석에 밀어낸 듯하다.

 

 

 

 

 

S5M2 + 24-105, 어은돌 해수욕장

 

 

 

 

 

위 사진을 시작으로 별사진을 기록했다.

무작정 낮에 찾아가서 밤까지 기다렸다.

장노출, 적외선 사진도 찍었지만 실로 원하던 사진은 밤이었으니

그저 그런 시간을 춥게 보내고 있었다.

 

 

 

어은돌에 도착해서 사진이 뜸한 분과의 대화에서 오고 갔던 내용 하나가 기억이 난다.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 아닌가?"

"허상의 세계에 너무 몰입된 나머지, 실상을 보지 못하고 그저 생각에 빠져 있는 것 아닌지."

하는 물음에 대해 답변했지만, 아주 시원하지는 않았다.

처음 올린 사진을 보니 그동안 뭐 했는지 현타가 오긴 하지만,

나름대로의 고민을 결과로 만들어냈다.

 

 

 

 

 

 

S5M2 + 24-105, 어은돌 해수욕장

 

 

 

 

 

구름 사이로 비치는 빛 하나.

그 빛을 담으려 부단히 애썼다.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다.

많은 것이 떠올랐지만 명확하게 길이 보이지 않았으니,

아마도 그 사이에서 잘못된 실험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았나 싶다.

 

 

 

[별이 보이는 낮과 같은 사진]

이런 목표를 정했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촬영한 은하수나 일주 사진만 봐서 그런지

내가 찍고 싶은 사진과 봤던 사진의 공간 속에서

처음 헤엄치듯 살기 위해 바등바등했던 걸까?

이것이 허상과 실상의 차이인가?

 

 

 

 

 

S5M2 + 24-105, 어은돌 해수욕장

 

 

 

 

 

오늘에서야 비로소 앞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날씨라는 변수가 얼마만큼 따라줄지 모르겠지만,

길을 찾았으니 걸어가면 목적지가 보일 거다.

길이가 얼마만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끝은 있을 거다.

그걸 위해 여태껏 무언가를 해왔으니까.

 

 

 

 

 

 

 

 

 

 

 

 

 

 

 

 

 

 

 

 

 

 

 

 

 

 

 

 

 

 

 

 

 

 

 

피곤한 주말 촬영을 끝내고 좀비 같은 영혼 없는 월요일 일과가 끝나면

저녁은 갈대 같은 연약한 상태가 되어 침대에 휘둘리기 마련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어린이처럼 일찍 잠들어버리면,

이런저런 꿈속에서 여러 경험을 하며 아침 6시가 되면 정확하게 눈이 떠진다.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 늦장 부리다 7시가 된다.

긴 호흡에서 나오는 심리적인 안정이 있다면

긴 잠에서는 놀랍도록 신체적인 피곤함과 정신적인 피곤함까지도 줄어든다.

 

 

 

컴퓨터를 켜 놓은 상태로 잠이 들어 버렸네.

무언가 글을 올리겠다는 생각으로 켜 놓았겠지.

사진 옮기고 보정하고, 글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있었지만

사실 머리에서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으니 그냥 잠들었던 것 같다.

사진을 옮기고 보정하는 것은 무의식의 흐름처럼 일상인 듯,

아무것도 감지하지 못했다.

 

 

 

 

 

 

 

 

 

 

 

김영갑 선생님 사진을 좋아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선생님 작품을 찾아야겠단 생각이 들어 컴퓨터를 향했다.

그리고 사진과 함께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들을 읽기 시작했다.

아...

내가 바람을 담고 싶었던 이유를 오랫동안 잊고 있었구나.

장노출 사진을 찍고 있지만 왜 찍는지에 대한 이유를 모르고 있었는데

이제야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었다.

너무 오래 잊고 있었네.

원하는 사진을......

계속해서 잊어버리니 메모하고 공부하고 기억해서 상기시켜야 한다는 말을

무엇인지 모르는 존재에 오랫동안 덮어 씌운 것 같다.

 

 

 

 

 

 

 

 

 

 

 

선생님처럼 그저 바람을 담고 싶었다.

날씨 좋은 날엔 담길 수가 없다.

남들이 나가지 않는 날 나가야 담을 수 있으며

장노출 사진의 의미를 비로소 주말 촬영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다 보니 사진에서 미숙함이 느껴지지만

점차 원하는 것을 찍을 수 있으리라.

한 장소에서 두 시간 정도 찍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같은 사진을 원할 때까지 찍다 보니 업로드할 것은 줄어들겠지.

근데 사진 모두 다르게 찍힌 건 소름 돋네.

 

 

 

 

 

 

 

 

 

 

 

어떻게 담고 어떻게 표현할지,

아니다.

"어떻게" 라는 단어 보다 "얼마만큼" 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어떻게 표현하는 것은 알아내서 찍고 있으니

후보정 단계에서 현실적이고 엉망인 사진을

내가 원하는 만큼의 빛과 어둠으로 채우는 작업도 공 들일 수밖에 없네.

나중 되면 구석구석 브러시질 하고 있으려나?

 

 

 

 

 

 

 

 

 

 

두 달 정도의 깊은 고민이

어이없게도 잠 푹 자고 일어나 멍 때리고 있는

새벽 아침에 해결이 되어 버렸네.

"생각이 정리되어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자.

얼마만큼 해야 할지 알아서 정리가 되었으니까...

 

 

 

계급장 달아보니 앞뒤 변하는 인간들이 생기네.

나이 먹을수록 더 많은 것 같은 느낌....

진짜 인생 잘못 살았나 싶다.

그려려니 하려 해도 화가 나서 잠도 편히 못 드니;;

 

 

 

 

 

 

 

 

 

 

 

존중받고 싶으면 먼저 존중받을 행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계급장 달았다고 존중이 따라오진 않는데 사람들은 달리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가 이상한 건가?

아....

정말 현타 씨~게 오고 있다. 요즘.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였는지 보이지 않는 것 같고 그래.

다 죽여 버릴 수도 없고;; ㅋㅋㅋㅋㅋ

인간답게 늙었으면 좋겠다.

똥구녕으로 나이 먹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내가 이 그지 같은 곳에서 그지같은 사상으로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네

 

그 당시엔 훌훌 잊어버리다가

핸드폰으로 전화, 문자, 카톡 같은 것들을 보는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는 느낌을 현실에서 받고 있다.

 

 

 

당진 주민 된 지 이틀 만에 화병이 올라왔네. ㅋㅋㅋ

서해대교 아래쪽에 숙소가 있어 잠시 바다 옆을 걷고 왔지만

어둠처럼 가라앉은 기분을 거리의 가로등처럼 밝게 꺼낼 수는 없었다.

 

 

 

요즘 들어 블로그 열심히 하는 것도 그러한 영향일까?

걷기가 아닌 뛰기를 해야 하는 건지...

 

 

 

G9M2 + 35-100, 영흥도

 

 

 

 

 

유독 사기가 많은 나라.

높은 자살률.

 

 

 

 

두 가지로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이런저런 삶을 살아보니 크던 작던 거짓이 늘 주위를 맴도는 것 같다.

위로 갈수록 거짓을 고해도 법은 찢어진 그물처럼 별일 없는 것이 되던가,

심신 미약이라는 거짓으로 감형되던가,

여러 가지들이 있지만

뉴스로 보는 여러 가지 큰 일들이 그냥 쉬쉬 지나가는 것을 보니,

일반적인 서민들의 생활에서의 거짓은 별 것 아닌 일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이러한 생각에 예전 시대의 3대를 멸하는 형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

별의별 생각을 다 하고 사는군. ㅋ

 

 

 

 

 

G9M2 + 35-100, 영흥도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나이 들면서 지친다는 느낌이 부쩍 늘어났다.

사회생활, 인간관계가 절대적인 한국에서 난,

절대적으로 성공 못하는 사람인 건가. ㅋ

 

 

 

독서나 블로그 글쓰기 같이 글을 봐야 마음이 어둠에서 새벽으로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공부해야 하나? 빡쳐서? ㅋㅋㅋㅋ

 

 

 

 

 

 

G9M2 + 35-100, 영흥도

 

 

 

 

 

 

어려운 삶에 이 나이 먹도록 적응을 못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삶이다.

나이 먹으면 아는 게 많아서 쉬운 삶이 될 줄 알았는데

뭔가 고달프고 서러워지는 억울함이 많아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