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타고 나가서 걸을 길을 찾아본다.
3주라는 시간을 집에서만 보냈는데
이상하게 미쳐가는 것 같다.
무작정 밖으로 나와
세상에서 나만 살고 있는 깊은 외로움과 절망을 달래려
바다 옆을 걷고 싶었던 것 같다.
목표를 향해 나아갔는데
정작 도착해보니 방향을 잃었던 것 같다.
어쩌다 보니 미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와 달리
나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세상의 끝 같았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방향을 잃어서 그럴거야...'
문득 걸으며 생각하니 나름대로 이런 결과를 냈지만
위로는 되지 않았다.
'높은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생전 처음 해봤다.
예전에는
'미친놈, 그럴 기운으로 더 살아갈 것이지..' 이랬는데
'이해하는 과정을 넘어서니 행동으로 가는 과정도 그리 어렵지 않겠구나.'
갑작스레 머릿속에 없던 자살에 대한 타인의 이해를 공감하기 시작했다.
사진 했을때보다 더 심한 상태를 겪은 것 같다.
기분을 달래고 엉켰던 실들이 어떤 방법이던 간에 풀어지는 것처럼
2021년 8월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를 사랑하지 않아 생긴 감정의 통증은
감정뿐만 아니라 내 몸까지 아프게 했다.
우울한 환자한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알약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어떤 알약을 하나 얻었던 것 같다.
나는 무엇을 갈구했었나?
무엇이 이토록 혼자 있는 감정을 블랙홀처럼
다 흡수하여 남지 않은 깨끗한 공허함을 이끌어냈나...
삶이 만만하진 않다.
내가 너무 만만하게 봤을수도...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지만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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