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 토요일.

아침 일찍부터 대전 교보문고에 들러 책을 몇 권 사서 왔다.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구매한 책은 이상하게도 잘 읽지 않게 된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서 마음에 드는 책들을 선택해 결제했다.

눈으로 둘러본 책들을 인터넷으로 사면 되지만,

서점에 가면 이런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다친 어깨로 일을 잠시 접고 마음이 괴로워서,

나름의 방법을 찾으려 유튜브를 검색했다.

심리학과 정신의학에 대한 정보들이 많으니

내 마음을 파악해 보려고 어지러운 상황 속 나름 깨어 있는 노력이다.

그 중에서 정혜신 선생님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심리학에서 정의하는 내용들 없이 그저 마음을 이해하는 것 그뿐이었다.

 

 

나는 왜 괴로워하고 있나?

단 한 명이 없어서 이렇게 괴로웠나?

인생을 살면서 만날 수 있을까?

가진 건 없는데 뭘 바라고 사는건지...

이대로 살다 죽으려나...? 등등등...

복잡한 내면의 영혼의 말들이 뇌를 거쳐 서서히 혀로 전달되기 시작했다.

첫주가 지나고 회사에 3일동안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한 뒤,

주말에 집에서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돈으로...)

월요일이 되어서야 영주로 향했다.

 

 

갑자기 사과하고 싶다는 마음이 차의 핸들을 잡고

행동보다도 빠른 속도로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다.

생사(?) 여부를 알 수가 없으니 당연히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2주가 지난 이번 주말도 영주를 다녀왔다.

다다음주는 백신 예약이 되어 있어서 못 가겠지만,

마음이 가라앉기 전까지는 계속 다녀오지 않을까 싶다.

(격주 근무라 그나마 2주마다 토요일도 쉴 수 있어서 그렇다.

하루만에 다녀올 거리는 아니니까...)

 

 

상대방은 그런 마음도 아닐텐데

나만 그럴 수도...

환경이 변해서 상황도 변했을텐데

나만 그럴 수도...

그래도 시도는 해야 할 느낌은 왜일까?

나도 공감 할 수 있는 상황을 겪었지만,

지독하게 감춰온 시간이 드러나서 그랬을까?

미안한 마음이 커져서 그런걸까?

사 온 책 한권을 읽고 나니

문득 컴퓨터를 켜고 짧게나마 이렇게

정리되지 않은 마음을 적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