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사진을 찍지 못해 방황하다 보면

언제나 그렇듯이 뭔가는 찍을 수 있게 도와주는 우주의 기운이 있다고나 할까?

살곶이 도착하니 저 멀리 있는 바다를 뒤로 하고

궁평항 일대를 돌아다니다 보니

지나치던 장소에 안착하여 새로운 한 장을 남기게 된다.

궁평항은 행사인 듯 차량이 어마어마했다.

그렇게 사람이 많으면 자연스레 지나치게 된다.

 

 

 

 

 

 

 

 

 

 

 

 

 

 

 

 

 

바람이 불어 사진이 흔들린 줄 알았으나

손떨림 보정을 켜 놓고 찍어서 흔들렸다.

자주 안 찍으니 기능을 잊어버리고 사는구나.

여러 브랜드의 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리 기억한다 한들 잊어버리네. ㅋ

마침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라서 자연스럽게 길이 잠기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역시 시간 계산하기 힘들다.

신기한 현상이면서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촬영하니까

매서운 바다 바람이 부는 현장에서 더 긴장하게 된다.

 - 그런 놈이 손떨방을 켜고 찍다니.. 부들부들부들

 

 

 

 

 

 

 

 

 

 

 

날씨가 점점 흐려져서 안타까운 마움이 들었지만

그래도 뭐라도 남겨야지.

장노출 사진은 장소와 날씨를 크게 구분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물론 맑은 날에 얻을 수 있는 당연한 컬러가 있지만

흐린 날만이 가질 수 있는 연한 컨트라스트는 꿈에서 볼 법한,

하늘과 지상이 구분되지 않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해 준다.

최근 궁리항에서 찍은 사진 때문에 날씨 구분을 더 안 하게 해주는 것 같다.

 

 

 

암튼.

의도한 대로 길이 살짝 남아서 더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됐다.

재수 좋게 찍히면 기분이 좋다니까. 흐흐흐

 

 

 

 

 

 

 

 

 

 

 

조금 더 긴 노출을 사용하면 이렇듯 색이 날아가

흑백 사진에 묘한 채색이 남는 사진이 기록된다.

장노출이기 때문에 한 장을 남기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예전과 다르게 컷수가 진하게 줄어든다.

 

 

 

뭐 이렇게 간단하게 남기고 왔다.

저녁 스냅사진은 오후에 올려봐야지.

일하고 와서 지쳐 잠들다 새벽에 잠이 깨

이렇게 뭔가 하는 습관이 굳어지는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