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해야 하고 수영도 해야 하고 베이스도 배워야 하고 할 일은 더 많고...

해야 할 것 많은 2023년의 시작이다.

올해가 되어 소망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셔터질을 열심히 하는 것...

여기저기 좋은 풍경을 보며 느끼는 감정들을 사진을 통해 남겨 놓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 풍경만을 위해 그동안 끈질기게 추적한 날씨나 장소보다

하루하루 소소함을 담는 일.

'일' 이라고 하니 '일' 하는 느낌이...

아무튼...

 

 

처음 사진을 시작할 때 아무것도 아닌 것에 셔터질 했듯이

올해는 그런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소망이다.

순수해진다는 것이 돌이킬 수 없는 힘든 일이 되어 버렸다.

그런 감정이 단기간에 느껴지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좋겠다.

 

 

 

 

 

 

가장 추운 날 기숙사 보일러가 고장 나서 목감기에 고생하니

집에 올라가지 않고 기숙사에 머물게 되었다.

작년에 명절에 모였다가 "뭐 별 거 있겠어?" 하다가 가족 절반이 코로나 걸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감기에 취약하다 보니 혼자 죽어야겠단 생각에

한 해의 마지막과 새로운 한해의 시작을 아주 지극히 평범하게 보내게 되었다

 

 

몸이 좋지 않으니 어디로 가지도 못하고 병원에 입원한 환자처럼

집안에서 요양 아닌 요양을 했다.

 

 

 

 

 

 

 

 

 

 

계절의 변화엔 감정을 느끼지만 지나가는 날짜와 같은 숫자에는 별 반응이 없다.

예전 같았으면 그래도 tv 통해서 타종하기 위한 카운트다운이라도 봤을 텐데,

이상하리만큼 아무렇지도 않게, 무탈하고 소박하며 지극하게 평범한 하루가 지나갔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사실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에 왜 그럴까 싶어 노트북으로 글이라도 끄적여본다.

이게 나이 먹는건가?

그렇다면 뭔가 좀 아쉬운데...

 

 

 

 

 

 

평일에는 징그러웠던 눈이었다.

군대 제대하면 눈 치우는 일 없을 것이라 장담해왔건만

직업 선택이 잘못되었는지 눈이 오면 쓸어야 한다.

 

 

쉬는 토요일.

눈을 뜨자마자 베란다 밖 풍경은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간밤에 목이 말라 달달하게 마셨던 물이 본질은 해골물이었듯이,

꼴 보기도 싫었던 하얀 쓰레기 같았던 눈이,

눈 뜬 아침에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느낌만 스쳐간 감성과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밤에 별 사진이나 찍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해서 외출했는데

서산 지나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새벽 1시가 넘으니 눈 때문에 고립될 것 같아

안면도로 향하던 운전대를 돌려 태안 시내로 대피를 했다.

 

 

 

 

 

 

 

 

 

 

시원한 겨울 바다에 하얀 눈이 더해지니 

그동안 얼빠진 마음과 정신이 한곳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고민하다가 트레킹화를 놔둔 탓에

러닝화로 '발은 없다' 란 생각으로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언제쯤 눈 다운 눈을 볼 수 있으랴...

기상 이변으로 눈 구경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드는데 말이야...

 

 

 

 

 

 

 

 

 

 

 

 

 

 

 

 

 

많은 사진을 찍지 못했다.

개심사가 생각나서 이동했는데 공사 탓에 카메라보다

마음의 눈으로 풍경을 셔터질했다.

냥이가 있어서 올라가는 길이 심심하지는 않았지만...

 

 

해골물과 같은 깨달음 덕분에

좋은 풍경과 마음을 가지고 들어오게 되었다.

자주 나가서 셔터질 해야겠다.

 

처박혀 살았는지

돌아다니지 않았는지

여름에 일찍 피웠다고 욕하고 다니던 코스모스를 9월에 볼 수 있었다.

(검색하니 6월부터 10월까지네.... 코스모스야 미안.. ㅋㅋㅋ ㅠㅠ)

 

 

가을꽃에 대한 이미지 때문인지

이번에는 제철 맞아 보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 있으면 논도 황금색으로 물들어 더 이쁜 풍경 볼 텐데

휴가가 일찍인지라..

남해는 이미 추수하고 있긴 하더만...

 

 

 

 

 

 

 

 

 

 

곱다. ㅋㅋ

작년에 보고 안 본 것 같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기분이 제철 맞은 물고기마냥 신나서(??) 몇 자 끄적여봤다.

 

국내의 많은 바다와 많은 섬들이 있는 곳들을 다녔지만

고흥은 조금 특별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매력적인 장소였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특별함을 눈에 담고 와서 그런지

사진은 많이 없다. ㅠㅠ

 

 

쾌청한 날씨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

좋은 감정이 생긴 것도 조금은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오토바이든 자동차든 돌아다니기 참 좋은 곳이다.

섬마다 다리가 연결돼서 다니기가 너무 좋고,

다른 곳과 조금 틀린 풍경들이 날아가는 듯한 기분을 만들어 주리라.

 

 

사진 찍는 동호회에서 만난 분이 왜 여기에 정착했는지

눈으로 끄덕끄덕 하고 온 곳이다.

 

 

 

 

 

 

 

 

 

 

 

팽목항을 가야 해서 많은 것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지만

너무 좋은 기분만은 잊지 않고 마음에 담고 왔다.

함께해서 즐거운 사람들이 있어서

또 조금은 플러스 요인이 있겠지. ㅋㅋㅋ

 

 

섬 들어가서 나오고 다음 섬 들어가려니 기본이 150km네..

허허허허...

토요일 밤.

바다 바람맞으며 진도로 향했다.

 

사천을 지나 남해로 들어간다.

바다 바람이 불다 보니 사천에서 남해 넘어가는 다리에서

살짝살짝 스쿠터가 밀릴 만큼 바람이 같이 느껴진다.

고개 푹 숙이고 달려야지.

 

 

사실 남해 풍경을 본 적이 있는데

전라도에서의 풍경이었고 15년 전이다 보니

아주 심각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ㅋㅋㅋㅋ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은 여수다.

맑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노을과 함께 저녁의 도심 같은 항구의 풍경이 되니

또 새로운 멋을 느낀다.

물론 삼각대가 없어서 찍지 못했지만

버킷리스트에 올려서 나중에 촬영하고 싶긴 하다.

그때는 조금 더 좋은 카메라로 찍고 싶다. ㅋㅋㅋㅋ

 

 

 

 

 

 

 

 

 

 

순광의 바다는 멋진 색이 된다.

동해나 서해의 바닷물과는 다른..

이국적이라고 해야할까?

바다색이 멋져서 사람들이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표준 줌이었으면 아마 화각이 더 이쁘게 나올 텐데

표준이 없다 보니 대충 맞춰서 찍어야 한다. ㅠㅠ

 

 

이렇게 맑은 날을 보여주면 카메라 성능이 아쉽다.

역광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커서

후속작을 기다리지만 답이 없네.. 확 마 소니로 갈까? ㅠ_ㅠ

 

 

순광과 역광이 주는 풍경의 색들은 상이하게 느껴지도록

다른 분위기를 내어 준다.

초록색의 바다와 산이 시간이 지날수록 분홍빛의 하늘로 바뀌니

극적인 대비로 인한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

풍경쟁이가 이 맛에 댕기는거지.. 음...

 

 

 

 

 

 

 

 

 

 

사진에서 보이듯 태양 윗부분은 구름이 가려져서

'마지막이라도 좋으니 잠깐만 얼굴 보여주렴~' 하면서 얘기했다.

맞으라는 로또는 안 맞고 태양이 얼굴을 내밀어준다.

허허허허허

기분은 좋은데 로또도 같이 맞았으면 좋겠네. ㅋ

 

 

 

 

 

 

 

 

 

 

 

 

 

 

 

 

 

 

 

 

 

맑은 바다가 보여주는 노을은 육지와는 다른 설렘을 안겨준다.

내가 아무래도 육지인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더 멋진데 카메라가 표현하지 못하는 한계란 ㅠㅠㅠㅠ

 

 

암튼. 이렇게 사진을 찍고 구경하고 멍 때리다가

밤이 되어 고흥으로 떠났다.

 

 

마을 돌아다니며 길 찍은 사진들도 있는데

아.. 25.2 왜 팔았을까 ㅠㅠㅠㅠㅠ

 

 

젊은 사람도 다니기 힘든걸 어르신들은 잘 다니시네...

경사가.. 어마어마하네.. 

어휴.. 난 이런 경사도는 겪어보지 못해서인지 많이 어려웠다.

 

그동안 사진기에 손이 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 것도 아니고,

전시회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여행하다가 사천에 항공 박물관 안내판을 보고 갈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내가 언제 여기 내려와서 보겠어?' 하는 마음이 들자

바로 스쿠터를 여기로 돌려 버렸다.

 

 

별로 기대하지 않거나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느낌표를 많이 얻게 된다.

 

 

비움이 있어서 채워지는 것일까?

그동안 해결되지 않아 열심히 찾던 생각 하나가

낯선 장소와 3천 원으로 해결되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고 들어가니

설렘이 생겼다.

심장 박동이 느껴지며 알 수 없는 기쁨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아...

내가 어릴 때 좋아하던 것이었구나.

기계는 뗄 수 없는 존재인가? ㅠ0ㅠ

이 기분 좋은 설렘은 뭐지?

 

 

아!!!

이게 내가 그토록 찾던 '아이 같은 마음으로 찍는 사진.'

그냥 좋아서 찍는 것.

그래서 순수하다고 하는 것.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것.

 

 

나는 꽤 단순한 진리를 참으로 어렵게 얻는 재주가 있나 보다.

머리가 나쁜 건지...;;

 

 

 

 

 

이 모형 집에 하나 있었음 좋겠다. ㅠㅠ 크면 어때. 더 좋지.. ㅠㅠ

 

 

 

 

 

한편으로는 감정, 기분이라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익숙하고 성숙한 그런 것이 아니라

잘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그 느낌을.

잊어버려서 어떤지 알 수 없는... 장기간 연애한 커플 같은 느낌이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찾아서 감정을 더 느낄 수 있게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

감정도 시부럴 노력을 해야 얻네...

 

 

 

 

 

 

 

 

 

 

뭐...

다행이다.

기분을 느끼게 돼서.

그래서 더 좋은 카메라가 사고 싶어졌다.

응???????????????

 

 

노을 담는 부분에서 한계가 보이니까

조금 더 담을 수 있는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후속이 나와야 뭘 판단을 하지...

나올 생각을 안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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